정겨운 삶의 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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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겨운’ 모험가의 삶

지금까지의 삶을 쭉 반추해보면 저는 참 소심한 모험가인 것 같습니다. 타고난 기질은 소심해서 어렸을 적 부모님 지인분들이 오시면 늘 엄마 등 뒤에 숨어 있었는데, 막상 삶에서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할 때는 꽤 단순하고 과감한 선택을 주로 했거든요. 대학에서 과를 선택할 때도 호텔에서 손님들의 요청을 뭐든 척척 해내는 컨시어지의 모습이 멋있어서 단순하게 관광과를 선택했습니다. (사실, 그 당시 보던 호텔리어 드라마도 영향을 크게 주었지만요).

술보단 예술

그렇게 들어간 대학교에선 막상 학업보단 동아리 생활에 더 열심이었습니다. 통기타 동아리였는데 제법 소질도 있고 재미도 있어서 사람들이 제발 집에 가라고 할 정도로 동아리방에 거의 살다시피 했지요. 그렇게 이곳저곳에서 열심히 공연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공연기획에 대한 꿈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공연문화를 더 활성화할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더 공정한 수익구조를 만들 수 있을 지 등 여러 고민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얻어진 방향이었습니다.

제 이십 대 초는 그렇게 낮에는 공연하고, 밤에는 공연장에서 알바하며 보냈습니다. 그런데 막상 공연 업계에 취업하려니 영어가 발목을 잡더군요. 그래서 저는 아일랜드로 떠났습니다. 아일랜드에서 영어 공부도 하고 영국과 가까우니 공연을 더 많이 보고 배울 수 있으리라 생각한 결정이었습니다. 그렇게 2년 동안 영어 공부도 하고 공연도 원 없이 보고 돌아왔습니다.

뒤늦게 찾은 적성

돌아와 다시 취업 전선에 뛰어드니 막막했습니다. 계속된 탈락에 공연 기획의 꿈을 접고 일반적인 취업의 길을 걷자 생각하며 컴퓨터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웬걸, 저는 스스로 수학 포기자에 논리적인 머리는 전혀 없다고 생각했는데 엑셀이 너무 재밌는 겁니다. 내가 원하는 대로 마치 마법처럼 탁탁 계산되어 나오는 숫자들을 보며 좀 더 깊게 컴퓨터를 배워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렇게 생활코딩으로 시작해 국비 학원을 거쳐 어느덧 3년 차 개발자가 되었습니다.


일을 하다 보니 새 프로젝트를 할 때마다 마치 새로운 모험을 하는 기분이 듭니다. 중간중간 힘든 일도 생기고 절대 이길 수 없을 것 같은 보스몹도 있지만 선배들이 남긴 안내서와 동료들과 함께 앞으로도 계속 모험을 향해 나아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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